마음속 술 취한 코끼리를 길들이는 108가지 이야기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승려 아잔 브라흐마를 한국에서도 유명하게 만든 그의 대표작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가 절판 2년 만에 편집과 디자인을 달리해 재출간되었다.
한 여행자가 갠지스 강가에 앉아 주위 풍경을 구경하다가 커다란 코끼리 한 마리가 강에서 목욕을 마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때 갈고리 달린 막대기를 든 남자가 코끼리를 다스리는 것을 보고 야생 동물이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다는 것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 길로 그는 숲으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서구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드문 시절에 불교에 귀의해 전설적인 태국의 고승 아잔 차 밑에서 수행하면서 얻은 깨달음의 이야기 108편이 실려 있다.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다. 코끼리라는 상징을 통해 이야기하는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법, 분노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행복과 불행, 슬픔과 기쁨 같은 수많은 감정들 속에서도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일화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인간관계를 파괴하려 들고, 화내고, 질투하고, 미움의 감정을 가지게 하며, 자신이 쌓아올린 아름다운 집을 부숴 버리는 코끼리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길잡이이다.
영국 런던의 노동자 계급 집안에서 기독교인으로 태어난 아잔 브라흐마는 기독교 학교를 다니고 성가대에서 활동할 만큼 신실한 신앙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러나 17세 때 학교에서 우연히 불교 서적을 읽던 중 자신이 이미 불교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으나 인생에서 폭탄을 만드는 일보다 더욱 가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랐고, 정신적인 삶 또는 영적인 삶에 대한 열망이 그의 안에서 점점 커져만 갔다. 결국 그는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를 한 뒤 자신의 삶에서 몇 년을 떼어내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태국으로 건너가 스스로 삭발하고 수행승의 길을 걷게 되었다.
수행승이 되고서야 그것이 그가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러한 방식의 삶에 이내 편안함을 느꼈다. 어느 날 친구가 당대의 위대한 스승 아잔 차의 명성을 듣고 그곳에 가서 3일만 지내보자고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해서 아잔 차가 이끄는 숲 속 수행자들의 절인 왓농파퐁으로 간 그는 9년을 아잔 차와 함께 생활했다. 숲 속 수행승으로 철저한 배움의 시기를 보내고 난 후 그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호주로 가서 직접 벽돌 쌓는 일과 용접일을 배워가며 남반구 최초의 절을 세웠다. 절을 짓는 데 오랜 시간을 들여야 했던 그는 직접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일과 속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그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절의 주지였던 아잔 자가로가 안식년 휴가를 얻어 호주를 떠났고, 그 후 1년 뒤 승복을 벗게 되면서 아잔 브라흐마가 그 절의 주지가 되었다. 처음에 그는 그 직책을 강하게 거부했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여 열정적으로 일해 나갔다. 그는 아픈 사람들과 죽어가는 사람들, 감옥에 있는 사람들, 불교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를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만든 것은 그 특유의 유머와 통찰력으로 가득한 법문을 통해서이다. 매주 금요일 절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리는 그의 법문 동영상은 전 세계에서 매년 수백만 명이 접속해 들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의 법문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어왔다.
그가 신참 수행승일 무렵 ‘승려의 길’에 관한 영문안내서 편집을 맡았고, 이 안내서는 후에 서구의 수많은 불교 입문자들에게 지침이 되었다. 위대한 스승 아잔 차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아잔 브라흐마는 아잔 수메도와 더불어 그의 제자들 중 가장 지혜로운 수행승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불교계의 존경 받는 명상 스승 아잔 브라흐마의 저서로는, 지난 30년 동안 수행승으로 지내면서 겪은 경험, 스승 아잔 차와 함께 보낸 일화, 고대 경전에 실린 이야기, 그리고 절에서 행한 법문 등을 모은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와 명상 안내서인 <마음챙김, 기쁨, 그 너머>가 있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는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이다. 삶, 고통, 사랑, 두려움 등 마음 속에 존재하는 108마리의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 두었다.
코끼리를 포기할 수 있는 마음 _ 류시화
1 벽돌 두 장
2 마음의 문
3 내려놓기
4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5 한 트럭의 소똥
6 울고 있는 소
7 세상에서 가장 큰 것
8 가득 찬 항아리
9 삶이라는 이름의 스승
10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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